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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BODIES

2026. 9. 17 - 10. 4

Xoo Ang Choi

최수앙 Xooang Choi (b.1975)

 

최수앙은 인간의 몸을 통해 개인의 존재와 사회, 그리고 그 사이에서 형성되는 관계와 긴장을 탐구해 온 작가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정교하고 극사실적인 인체 조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이후 신체를 변형하고 해체하거나 중첩하는 조형적 실험을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해 왔다.

 

최수앙의 작업에서 몸은 단순한 재현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는 동시에 개인을 둘러싼 사회의 구조와 보이지 않는 힘을 보여주는 매개체이다. 그의 인체는 실제 사람을 마주하는 듯 생생하지만, 자세와 비례가 미묘하게 뒤틀리고 신체의 일부가 과장되거나 서로 결합하면서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각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러한 신체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고독과 불안, 욕망과 억압,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무력감을 드러낸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때로 고립되어 있고, 때로 서로 연결되거나 얽혀 있다. 그 모습은 인간이 독립된 하나의 존재이면서 동시에 타인과 사회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입체적인 인체 조각과 함께 종이 위에서 신체를 탐구한 평면 작업도 만나볼 수 있다. 조각에서 피부와 근육, 무게와 부피를 지녔던 몸은 종이 위에서 선과 색, 투명한 층과 실루엣으로 변화한다. 손과 신체의 형상은 반복되고 겹쳐지며 때로는 서로의 경계를 잃고 하나의 유기적인 형태로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최수앙의 관심이 특정한 인물이나 신체의 사실적인 재현에 머무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구체적인 몸은 점차 해체되고 중첩되면서 관계와 움직임, 에너지의 형태로 확장된다. 한 사람의 몸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몸과 몸 사이의 관계로, 다시 개인과 사회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최수앙의 작품이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뛰어난 재현 기술에만 있지 않다.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는 신체, 서로 얽히고 중첩되며 경계가 모호해지는 형상들은 관객에게 인간이라는 존재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작품 앞에서 우리는 타인의 몸을 바라보지만, 어느 순간 그 안에서 자신의 불안과 욕망, 관계와 고독을 발견하게 된다.

 

최수앙에게 신체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면서 동시에 가장 사회적인 공간이다. 몸에는 한 사람의 감정과 기억뿐 아니라 그가 살아가는 시대와 사회, 타인과의 관계가 흔적으로 남는다. 이번 전시는 조각과 종이 작업을 아우르며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인간의 몸과 존재, 그리고 관계에 대한 질문을 보여준다.

 

우리는 어디까지 독립된 개인일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타인과 사회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는가.

최수앙은 인간의 몸을 통해 그 질문을 끊임없이 우리 앞에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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